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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C 비즈니스 커핑 후기 (프로세싱 비교, 희귀 품종, 상품성) 점수 높은 커피가 카페에서 잘 팔릴까요? 15년 넘게 커피를 다루면서 매번 느끼는 건 그 답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김해 삼계동 스텝로스터리에서 열린 GSC(Green Specialty Coffee) 비즈니스 커핑은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 자리였습니다. 에티오피아 4종, 콜롬비아 8종, 총 12개 샘플을 앞에 두고 로스터와 카페 운영자, 원두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함께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같은 밭, 다른 얼굴 — 프로세싱 비교 커핑 테이블에서 제가 가장 먼저 집중한 건 1번부터 4번까지였습니다. 에티오피아 부르사(Bursa) 지역에서 생산된 74158 품종의 문타샤 아베 고나(Muntasha Abegona) 네 가지로, 내추럴(Natural), 레드허니(Red Honey), PB .. 2026. 6. 12.
커피 로스팅의 정의 (마이야르 반응, 로스팅 프로파일) 생두를 그냥 주머니에 넣어 물에 우려내면 커피가 될까요? 풀 냄새만 날 뿐, 우리가 아는 커피 향은 단 1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로스팅은 그저 열을 가해 원두를 갈색으로 만드는 작업일까요. 저는 수천 번의 로스팅을 반복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로스팅은 생두 안에 잠들어 있는 향미를 열로 깨워내는 설계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마이야르 반응이 만드는 향미 로스팅 중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수분 증발입니다. 생두에는 약 10~12%의 수분이 들어 있는데, 로스팅 초반에 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내부 구조가 열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이 단계를 건조 단계(Drying Phase)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DP란 생두가 본격적인 화학 반응에 돌입하기 전 열에너지를 흡수하며 내부 온.. 2026. 6. 11.
브루어스컵 챔피언의 핸드드립 대용량 추출 레시피 (커피베드, 미분제어, 균일추출) 커피를 많이 내릴수록 더 맛있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직접 겪어보니 정반대였습니다. 원두 양이 늘어날수록 추출은 오히려 더 불안정해지고, 잔마다 맛이 달라지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수년간 커피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수강생을 가르치면서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이 바로 이 대용량 추출 문제였습니다. 커피베드 높이와 미분제어, 왜 양이 늘면 맛이 흔들리나 핸드드립에서 원두 양을 두 배, 세 배로 늘렸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추출의 균일성입니다. 원두 50g을 V60 03 사이즈 드리퍼에 담으면 커피베드(coffee bed)의 높이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여기서 커피베드란 필터 안에 쌓인 분쇄 커피 층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이 층의 높이가 높을수록 물이 통과하는 저항이 커.. 2026. 6. 10.
World Brewers Cup 우승자의 하리오 스위치 레시피 (악마의 레시피, 추출 원리, 침출식) 하리오 스위치를 사두고 막연하게 써왔던 분들이라면 이 글이 반가울 겁니다. 저도 한동안 스위치를 그냥 뜸 들일 때 잠그는 도구 정도로만 쓰고 있었는데, 추출 원리를 거꾸로 뒤집은 방법을 알게 된 뒤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같은 원두, 같은 장비인데 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기존 방식과 완전히 반대였던 추출 원리 일반적으로 하리오 스위치를 사용하면 초반에 스위치를 닫아 침출(Immersion) 방식으로 뜸을 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침출식이란 커피 가루를 물에 담가두어 성분을 우려내는 방식으로, 프렌치프레스나 에어로프레스와 원리가 같습니다.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가루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보니 이 방식이 항상 좋은 결과를 주지.. 2026. 6. 10.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의 브루잉 레시피 (추출 원리, 분쇄도, 열원 제어) 집에서 드립 커피를 내릴 때마다 매번 맛이 달라져서 답답했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커피 장비를 직접 설계하면서도 정작 집에서 내리는 핸드드립 한 잔은 들쭉날쭉했습니다. 그 갈증을 풀어준 것이 2016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 테츠 카스야(Tetsu Kasuya)의 4:6 브루잉 메서드였습니다. 누구나 일정한 맛을 내지 못하는 이유, 추출 원리에 있습니다 핸드드립이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변수가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물 온도, 붓는 속도, 뜸 들이는 시간, 분쇄도(Grind Size)까지 하나라도 어긋나면 맛이 확 달라집니다. 여기서 분쇄도란 원두를 얼마나 굵게 혹은 가늘게 가느냐를 말하는 것으로, 입자 크기에 따라 물이 원두를 통과하는 속도와 성분 용출량이 결정되는 핵심 변수입니다. 4:6.. 2026. 6. 9.
엘살바도르 커피 특징, 화산토양이 키워낸 파카마라의 독보적 균형미 커피를 오래 다루다 보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왜 이 커피는 마실 때마다 편안한데, 설명하기가 어려울까?" 저도 처음엔 엘살바도르 커피 앞에서 그랬습니다. 화려하진 않은데 자꾸 손이 가는 커피. 20년 넘게 커피를 다뤄온 제가 오늘 그 이유를 풀어보려 합니다. 화산토양이 만드는 맛의 기반 솔직히 말하면, 처음 엘살바도르 커피를 접했을 때는 큰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처럼 꽃향기가 확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케냐 AA처럼 날카로운 산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로스팅을 거듭하면서 이 커피의 맛이 어디서 오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국토 전반에 화산 지형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땅에서 자란 커피나무는 화산재가 풍부한 토양에서 영양을 흡수합니다... 2026. 6. 8.
코스타리카 커피 특징, 타라주 허니 프로세스 원두의 맛과 추천 로스팅 코스타리카는 생산량으로 커피 강국과 경쟁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 대신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꾸준히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산지 중 하나입니다. 처음 타라주(Tarrazú)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한 밀도가 느껴졌습니다. 그 느낌이 컵 안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줄은 그때 예상하지 못했습니다.타라주에서 처음 느낀 것, 단맛이었습니다생두 로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 여러 산지를 거쳤지만, 코스타리카 타라주를 처음 로스팅했던 날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컵 테스트를 하는 순간, 오렌지 계열의 산미가 은은하게 올라오더니 뒤이어 브라운슈가 같은 달콤함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에티오피아처럼 화려하게 꽃향기가 터지거나, 케냐처럼 강렬한 산미가 치고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 2026. 6. 7.
에콰도르 커피 산지 특징, 희귀한 시드라 품종과 갈라파고스 원두의 모든 것 에콰도르 커피가 국제 경매에서 kg당 수백 달러를 넘기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옆에 붙어 있는 나라인데, 왜 이제야 주목받는 걸까 싶었거든요. 직접 로스팅해 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에콰도르 산지 특징: 다양한 미세기후가 만드는 힘에콰도르는 남미 북서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지만, 국토 안에 놀라울 만큼 다양한 기후대가 공존합니다. 태평양 연안의 해안 지역,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 아마존 유역, 그리고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네 가지 전혀 다른 환경이 한 나라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미세기후(Microclimate)입니다. 미세기후란 좁은 지역 단위에서 주변과 뚜렷하게 다른 기후 조건이 형성되는.. 2026. 6. 4.
브라질 커피 특징, 주요 생산지와 고소한 맛의 특징 및 블렌딩 활용법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단 한 나라가 책임집니다. 브라질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로스팅을 시작하고 나서야 그 숫자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커피 생산을 이끄는 브라질, 어떻게 가능했나 브라질에 커피가 들어온 건 1727년입니다. 포르투갈 군인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헤타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커피 묘목을 들여오면서 시작된 역사가 지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을 만들었습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026/27 시즌 브라질 생산량은 약 7,140만 포대(60kg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이 규모가 가능한 핵심 이유는 지형입.. 2026. 6. 3.
동티모르 원두 가이드: 야생이 키워낸 커피 역사와 맛 특징, 미래 산지 전망 커피를 고르다가 늘 같은 산지만 손이 가는 분들 계시죠. 저도 한동안 에티오피아나 케냐만 로스팅하다가 어느 날 문득 "이 원두는 뭐지?" 싶었던 게 동티모르였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조용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산지인데, 막상 정보를 찾으려면 국내 자료가 많지 않아 답답하셨을 겁니다. 이 글에서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해 보며 알게 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포르투갈이 발견한 화산토, 그리고 세계 커피 역사를 바꾼 품종 동티모르에 커피가 들어온 건 1800년대 초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입니다. 화산성 토양과 고산 기후를 발견한 포르투갈이 커피 재배를 시작했고, 이후 커피는 백단향을 제치고 이 나라의 최대 수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동티모르가 커피 업계에서 진짜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2026. 6. 3.
베트남 커피 특징, 로부스타의 매력과 전통 핀 추출 및 스페셜티 트렌드 전 세계 로부스타(Robusta) 생산량의 40% 이상이 단 한 나라에서 나옵니다. 바로 베트남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됐습니다. "연유 커피의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던 베트남이 사실은 전 세계 커피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생산국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로부스타 강국 베트남, 그 묵직함의 정체 커피를 처음 공부할 때 에티오피아나 케냐 같은 아라비카(Arabica) 산지에만 눈이 갔습니다. 아라비카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품종으로, 화려한 꽃향기와 밝은 산미가 특징입니다. 자연스럽게 로부스타는 그냥 저렴한 블렌딩용 원료 정도로 취급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직접 테스트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로부스타를.. 2026. 6. 1.
인도 원두 가이드: 전설적인 커피 역사와 독특한 몬순 말라바, 스페셜티의 매력 처음 몬순 말라바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른 생두에 비해 색이 훨씬 밝고 부피도 컸는데, 밀도는 반대로 한없이 가벼웠습니다. "이게 정말 커피 생두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인도 커피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향신료의 나라가 만들어낸 커피 문화는, 화려함보다 깊이로 기억되는 산지였습니다.17세기 씨앗 밀반출에서 시작된 커피 역사인도 커피의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슬람 성자 Baba Budan이 메카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예멘 모카항에서 커피 씨앗 7개를 몸에 숨겨 들여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당시 아라비아에서는 커피 종자의 반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행위 자체가 적지 않은 모험이었습니다. 그 씨앗이 심어진.. 2026.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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