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64 커피 커핑(Cupping) 입문: 커핑 스푼 사용법과 슬러핑(Slurping)의 원리 오래전 커핑 자리에서 처음 슬러핑 소리를 들었을 때, 저 사람이 왜 저러나 싶었습니다. "후루룩!" 하고 소리를 내며 커피를 마시는 광경이 영 어색해서, 제 차례가 왔을 때 최대한 조용히 머금었습니다. 옆 사람이 과일 산미며 꽃향기를 줄줄이 읊는 동안, 저는 그저 "따뜻하고 씁니다"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커핑 스푼 하나, 슬러핑 한 번이 커피를 이렇게까지 다르게 만드는지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커핑 스푼 — 세 가지 동작이 평가를 완성합니다커핑 스푼은 일반 숟가락처럼 생겼지만, 볼이 깊고 둥글며 용량이 약 4~5ml로 설계된 전용 도구입니다. 은이나 스테인리스 소재를 쓰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금속 특유의 냄새가 커피 향미를 오염시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냥 숟가락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도.. 2026. 8. 7. 케냐 커피 품종 완벽 정리: SL28 SL34 Ruiru11 특징과 맛 비교 케냐 커피 생두 포대에 적힌 'SL28, SL34, Ruiru 11'이라는 표기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이게 등급인지 품종인지 헷갈렸습니다.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하면서 하나씩 부딪혀보니, 이 글자가 단순한 라벨이 아니라 케냐 커피 100년 역사의 압축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품질과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아온 케냐 커피 품종의 이야기, 지금부터 꺼내보겠습니다. SL계열이 케냐 커피의 얼굴이 된 배경 1930년대 영국 식민지 시절, 케냐의 스콧 연구소(Scott Agricultural Laboratories)는 건조한 기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아라비카 계통을 추려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SL28과 SL34입니다. SL28은 탄자니아 유래 품종에서 선별한 것으로, 가뭄 저.. 2026. 8. 4. 에티오피아 전통 품종(Heirloom)과 신품종(74110, 74158)의 향미 차이 꽤 오랫동안 '에티오피아 커피 = 에어룸(Heirloom)'이라는 공식에 의심 한 번 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커핑 세션에서 74158이라고 적힌 생두 샘플을 처음 받아 든 순간, 제가 그동안 얼마나 좁은 기준으로 에티오피아를 바라봤는지 단번에 깨달았습니다. 에어룸과 74시리즈 신품종 사이의 거리는, 그냥 조금 다른 향'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에어룸, 수백 년이 빚어낸 복잡함에티오피아 커피를 처음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단어가 에어룸(Heirloom)입니다. 에어룸이란 수백 년간 에티오피아 야생 숲에서 자연 교배를 거쳐 형성된 재래종 변종들의 집합체를 가리킵니다. 단일 품종이 아니라 수천 개의 유전적 변이체가 혼재하는 개념이라, 같은 '예가체프 에어룸'이라도 농장마다 향미의 결이 조금씩 다.. 2026. 8. 2. 맛있는 브루잉 커피를 위한 물(Water) 선택 가이드: 경수 vs 연수 원두가 좋으면 커피가 맛있어지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콜드브루 자동 머신을 직접 설계하고 테스트하면서 물이 커피맛을 이렇게까지 바꿔놓는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같은 원두, 같은 레시피인데 물만 달라졌을 뿐인데 컵 안에 완전히 다른 커피가 담겼습니다. 경도가 맛을 바꾼다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일반적으로 "물은 깨끗하면 다 똑같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경도(Hardness), 즉 물속에 녹아 있는 칼슘(Ca²⁺)과 마그네슘(Mg²⁺) 이온의 총량이 커피 향미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걸 직접 대조 추출을 해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경도란 물속 미네랄 함량을 ppm 단위로 나타낸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미네랄이 많은 경수(Hard Water).. 2026. 7. 31. 폭염 속 로스팅 비결 (에어로스터기, 열풍로스팅, 기후변화) 실내 온도 37도. 에어컨도 없이 커피를 볶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오늘 그 상황을 고스란히 겪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로스팅 작업 자체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끝났습니다.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에어로스터기 덕분이었습니다. 폭염 속 로스팅 현장 이야기와, 창밖을 보며 떠올린 기후 변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함께 나눠 봅니다. 드럼 로스터기의 찜질방, 그리고 에어로스터기 탄생까지 혹시 "여름에 커피 볶는 사람들은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작업하겠지"라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때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예전에 대용량 드럼 로스터기를 메인 장비로 쓰던 시절, 여름이 오는 게 정말 두려웠습니다. 드럼 로스터기란 회전하는 금속 드럼 안에 생두를 .. 2026. 7. 29. 에어로스터(열풍식) vs 드럼(반열풍식): 공기역학으로 비교한 로스팅 방식 에어로스터를 직접 설계했을 때, 공기 한 줄기가 이렇게까지 원두의 맛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오랜 시간 커피 기계를 손으로 깎고 조립하면서 비로소 깨달은 건, 로스팅이란 결국 '공기와 열을 얼마나 정밀하게 다루느냐'의 싸움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에어로스터(Fluidized Bed Air Roaster)와 반열풍식 드럼 로스터(Semi-Air Drum Roaster), 이 두 기계가 같은 생두를 전혀 다른 커피로 만들어내는 이유를 제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유동층 구조, 공기가 원두를 통째로 감싸는 방식에어로스터를 처음 조립하고 가동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눈에 담은 건 생두가 공중에 뜨는 장면이었습니다. 하부에서 강하게 뿜어 올리는 열풍이 생두 전체를 공중에 띄워 놓는데, 이.. 2026. 7. 27. 에스프레소가 신맛이 강한 이유와 해결 방법(신맛, 언더추출) 커피 교육 현장에서 수백 명의 수강생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분명히 좋은 원두 샀는데 왜 이렇게 시어요?" 처음엔 저도 단순히 원두 문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원두가 아니라 추출 과정의 문제였습니다. 에스프레소의 불쾌한 신맛, 그 진짜 원인과 현장에서 직접 검증한 해결법을 정리합니다. 에스프레소가 시어지는 이유 — 언더추출의 과학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가 시면 "원두가 산미가 강한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때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백 잔을 직접 뽑아보고 교육생들의 세팅을 고쳐주면서 깨달은 건,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신맛은 원두보다 추출 과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2026. 7. 24. 세계 3대 명품 커피: 하와이안 코나의 특징과 진짜 코나 커피 구별법 커피를 좀 안다는 분들도 "코나 블렌드"를 사면서 진짜 하와이안 코나를 마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 코나 엑스트라 팬시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이게 정말 그 코나가 맞나 싶을 만큼 빛깔이 남달랐던 기억이 납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 마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품 커피로 꼽히는 하와이안 코나 — 왜 이토록 귀하고,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드립니다. 세계 3대 명품 커피 하와이 코나 벨트의 테루아, 이게 왜 특별한가 커피 세계에서 자주 듣는 단어 중에 테루아(Terroir)가 있습니다. 여기서 테루아란 토양, 기후, 고도, 지형처럼 작물이 자라는 환경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와인에서 먼저 쓰이다가 스페셜티 커피 쪽으로 넘어.. 2026. 7. 16. 로스팅 후 원두 디가싱(Degassing) 기간이 필요한 과학적인 이유 갓 볶은 원두를 받아 들고 바로 내린 커피가 왜 이렇게 시큼하고 텁텁한지 당황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습니까. 저도 처음엔 원두 탓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원두가 아니라 '기다리지 않은 것'에 있었습니다. 로스팅 직후 원두 안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CO₂)가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물을 부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가싱이 왜 필요한지, 추출이 왜 망가지는지, 그리고 원두별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현장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볶는 순간, 원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저는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열풍식 아로마 로스터기로 매일 생두를 볶습니다. 생두에 열을 가하기 시작하면 내부 수분이 기화하면서 압력이 올라가고, 어느 순간 원두가 팽창하며 세포벽이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이것을 .. 2026. 7. 15. TDS 추출 수율 공식으로 끝내는 에스프레소 농도 세팅의 모든 것 처음 에어로스터기를 직접 설계하고 테스트하던 시절, 저는 아무리 공들여 로스팅해도 추출할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문제로 며칠을 끙끙 앓았습니다. 그때 TDS와 추출 수율이라는 두 수치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커피가 제 손안에서 일관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감각만으로는 절대 잡을 수 없었던 그 재현성을, 데이터가 만들어준 겁니다. TDS와 추출 수율, 이 두 숫자가 커피 맛을 결정한다커피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들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있습니다. "오늘 추출한 커피가 어제랑 똑같은 맛이었나요?" 대부분 "아니요"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원두가 달라서", "손이 달라서"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진짜 원인을 짚지 못한 답입니다.핵심은 TDS(Total Dissolved S.. 2026. 7. 14. 프리인퓨전(Pre-infusion)의 물리학: 모세관 현상으로 원두 깨우기 신선하게 볶은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뽑다가 포타필터 한쪽에서만 물줄기가 튀어나오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탬핑도 나쁘지 않았고, 분쇄도도 맞췄는데 왜 이러나 싶었죠. 그 원인이 바로 프리인퓨전(Pre-infusion)의 유무였습니다. 고압 추출 전 단 3~5초의 '깨우기' 과정이 에스프레소 한 잔의 품질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사실, 혹시 체감하신 적 있으신가요? 채널링 방지 — 물은 왜 항상 쉬운 길을 택할까요프리인퓨전 없이 곧바로 9 bar 고압을 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유체역학에서 물은 항상 저항이 가장 낮은 경로(Path of Least Resistance)를 따라 흐르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여기서 '저항이 낮은 경로'란, 커피 퍽 내부.. 2026. 7. 14. 벨벳 밀크 폼의 조건: 공기 주입량과 유체 회전(롤링)의 역학 카페에서 라떼를 주문했을 때, 한 모금 마시자마자 오늘 폼이 다르다는 걸 바로 느낀 적 있으시죠. 저도 처음 스팀 피처를 잡았을 때는 공기를 많이 넣으면 거품이 풍성해질 거라 믿었습니다. 돌아온 건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도 없는 개구리 알 같은 거품이었고요. 벨벳 밀크 폼(Velvet Milk Foam), 즉 마이크로폼(Microfoam)은 단순히 우유를 데우는 일이 아닙니다. 공기를 주입하는 에어레이션(Aeration)과 와류를 만드는 롤링(Rolling), 두 단계가 정확한 타이밍에 맞물려야 비로소 실크처럼 흐르는 그 질감이 탄생합니다. 에어레이션: 40°C 전에 승부를 봐야 하는 이유스팀완드를 우유 표면 바로 아래에 댔을 때 나는 '치직-' 소리, 그게 바로 에어레이션(Aeration)이 시작되는 순.. 2026. 7. 13.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