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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S 추출 수율 공식으로 끝내는 에스프레소 농도 세팅의 모든 것

by oz4832 2026. 7. 14.

처음 에어로스터기를 직접 설계하고 테스트하던 시절, 저는 아무리 공들여 로스팅해도 추출할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 문제로 며칠을 끙끙 앓았습니다. 그때 TDS와 추출 수율이라는 두 수치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커피가 제 손안에서 일관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감각만으로는 절대 잡을 수 없었던 그 재현성을, 데이터가 만들어준 겁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커피 원두가 진열된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 전자저울 위에 에스프레소가 놓여 있고, 옆에는 TDS 측정기가 배치되어 있다. 작업 노트와 탬퍼가 함께 놓여 있으며, 배경에는 손님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는 3D 애니메이션 스타일 이미지
TDS 측정으로 완성하는 스페셜티 커피 품질 관리

TDS와 추출 수율, 이 두 숫자가 커피 맛을 결정한다

커피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들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있습니다. "오늘 추출한 커피가 어제랑 똑같은 맛이었나요?" 대부분 "아니요"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원두가 달라서", "손이 달라서"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진짜 원인을 짚지 못한 답입니다.

핵심은 TDS(Total Dissolved Solids), 즉 총 용존 고형물입니다. 여기서 TDS란 커피 한 잔에 녹아 있는 커피 성분의 총량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으로, 한마디로 "이 커피가 얼마나 진한가"를 수치로 보여주는 농도 지표입니다. 브루잉 커피(필터 커피)는 통상 1.15~1.35% 수준이고, 에스프레소는 8~12%에 달합니다. 나머지는 거의 전부 물입니다.

그런데 TD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커피가 진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 진함 속에 담긴 맛이 균형 잡혀 있는지는 또 다른 수치가 말해줍니다. 바로 추출 수율(Extraction Yield, EY)입니다. 추출 수율이란 사용한 원두 가루 무게 대비 실제로 물에 녹아 나온 성분의 비율을 말합니다. 원두의 수용성 성분은 전체의 약 30%뿐이고, 나머지 70%는 물에 녹지 않는 섬유질 구조입니다.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30% 가운데 18~22%를 뽑아내는 것이 적정 수율로 정의됩니다(출처: 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제가 콜드브루 머신을 개발하면서 수백 번 반복했던 작업이 바로 이 수치 조정이었습니다. 물의 흐름과 접촉 시간을 바꿀 때마다 굴절계(Refractometer)로 TDS를 측정하고, 그 값을 공식에 대입해 수율을 계산했습니다. 굴절계란 빛이 액체를 통과할 때 굴절되는 각도를 측정해 농도로 환산하는 기기로, 커피 추출의 객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도구입니다. 이 도구 없이 감각만으로 콜드브루의 일관성을 잡으려 했다면, 아마 지금도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수율을 계산하는 공식은 단순합니다. 추출된 커피 무게(g)에 TDS(%)를 곱하고, 사용한 원두 무게(g)로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어 원두 20g으로 에스프레소 40g을 추출했을 때 TDS가 10.0%라면, 수율은 (40 ×10.0%)÷20=20.0%로 딱 적정 범위 한가운데 떨어집니다. 숫자가 이렇게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날은 실제로 커피 맛도 반드시 좋습니다. 이건 제 경험상 거의 예외가 없었습니다.

수율 범위에 따라 맛이 이렇게 갈립니다

수율이 18% 미만이면 과소 추출(Under-extraction) 상태입니다. 물에 빨리 녹는 신맛 성분만 먼저 나오고, 단맛과 부드러운 쓴맛은 충분히 뽑히지 않아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산미에 풋내가 섞입니다. 반대로 22%를 넘으면 과다 추출(Over-extraction)로, 뒤늦게 나오는 탄닌 계열의 무겁고 부정적인 성분까지 끌어내어 거칠고 텁텁한 쓴맛, 아린 마우스필이 생깁니다. 이 범위 안에서만 단맛과 산미, 부드러운 쓴맛이 균형을 이루는 적정 추출(Ideal) 상태가 됩니다.

  • 과소 추출 (18% 미만): 날카로운 신맛, 떫은맛, 풋내, 짧은 여운 — 단맛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
  • 적정 추출 (18~22%): 단맛·산미·부드러운 쓴맛의 조화, 깔끔하고 긴 여운 — 커피 본연의 균형
  • 과다 추출 (22% 초과): 불쾌한 쓴맛, 텁텁한 마우스필, 아린 맛 — 부정적 성분까지 과도하게 추출된 상태
요약: TDS는 커피의 농도(진하기)를, 추출 수율은 맛의 균형(밸런스)을 결정하며, 이 두 수치를 기준으로 삼을 때 비로소 재현 가능한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치를 알면 맛이 틀렸을 때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보인다

커피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 중 하나는 맛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바로 원두를 바꾸는 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원두가 문제가 아니라 추출이 문제인데, 변수를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는 거니까요. TDS와 수율을 이해하고 나면, 맛의 이상 신호가 어디서 왔는지 즉각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신맛이 강하고 싱겁게 느껴진다면 과소 추출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는 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수를 조정합니다. 분쇄도(Grind Size)를 더 가늘게 조정하면 원두의 표면적이 넓어져 물과의 접촉이 늘어납니다. 추출 수율과 분쇄도의 관계는 반비례처럼 보이지만 사실 접촉 면적의 증가로 인한 것으로, 입자가 작아질수록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성분이 녹아 나옵니다. 물 온도를 높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쓰고 텁텁하며 목이 아린 느낌이 든다면 과다 추출입니다. 분쇄도를 굵게 올리고, 물 온도를 낮추고, 추출 시간을 단축하면 됩니다.

제가 창업 준비 교육생들에게 "TDS는 이 범위, 수율은 이 범위로 맞춰보세요"라고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는 순간부터 그분들의 표정이 달라지는 걸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막연한 '감'이 아니라 측정하고 계산할 수 있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VST Inc.의 연구에서도 추출 수율의 객관화가 바리스타의 기술 재현성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VST Inc. (Universal Coffee Extraction Measurement)).

물론 수치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18~22%라는 범위 안에 들어오면 무조건 맛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같은 수율이라도 원두의 개성과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최적 구간은 미세하게 달라졌습니다. 라이트 로스트는 19~21% 구간에서 향미가 가장 잘 열렸고, 다크 로스트는 18~20% 쪽이 쓴맛을 깔끔하게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수치는 출발점이자 기준점이지, 도착점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완전히 지배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위에서 자유롭게 원두의 개성을 꺼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요약: 맛이 틀렸을 때 원두를 바꾸기 전에 수율을 먼저 확인하세요. TDS와 수율이라는 정량적 기준이 있으면 분쇄도·온도·시간 중 어디를 조정해야 할지 즉각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굴절계 없이도 TDS를 측정할 수 있나요?

A. 정확한 수치 측정은 굴절계(Refractometer)가 필수입니다. 굴절계 없이는 커피의 농도를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굴절계를 구비하기 전이라도 분쇄도·온도·시간이라는 변수를 하나씩 고정하고 바꿔가며 맛을 기록해 두면, 재현성을 높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Q.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의 적정 TDS 범위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나요?

A. 에스프레소는 고압(약 9bar)으로 짧은 시간에 소량의 물로 성분을 응축해 추출하기 때문에 TDS가 8~12%로 높게 나옵니다. 반면 필터 커피는 중력만으로 많은 양의 물을 천천히 통과시키므로 농도가 1.15~1.35% 수준에 머뭅니다. 추출 방식이 다를 뿐 '적정 수율(18~22%)'이라는 목표 기준은 두 방식 모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Q. 수율이 22%를 넘었는데 커피가 맛있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

A.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SCA 기준은 광범위한 원두와 추출 방식을 통계적으로 정리한 표준이지, 절대적 한계선이 아닙니다. 실제로 저도 일부 내추럴 프로세스 원두에서 22%를 소폭 넘겼을 때 단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지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다만 22% 이상 구간에서는 불쾌한 쓴맛이 올라올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기준점으로 삼고 원두별로 미세 조정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Q. 콜드브루도 같은 수율 기준을 적용하면 되나요?

A. 기본 원리는 동일하지만, 콜드브루는 저온에서 장시간 추출하는 방식이라 적정 수율 범위가 열탕 추출보다 약간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콜드브루 머신을 직접 설계하면서 확인한 바로는, 동일한 18~22% 기준을 목표로 잡되 추출 시간과 원두 입자 크기를 더 섬세하게 조율해야 원하는 수치에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TDS와 추출 수율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이론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닙니다. 매일 손님에게 같은 품질의 커피를 내어드리겠다는 책임감을 수치로 구현하는 일입니다. 감각은 날씨와 컨디션에 흔들리지만, 데이터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맛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바로 원두를 바꾸기보다, 먼저 TDS를 측정하고 수율을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숫자 안에 이미 답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준이 명확해지면 커피는 비로소 쉬워지고, 쉬워진 커피는 더 자유롭게 맛을 설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참고: SC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표준 가이드라인 / VST Inc. (Universal Coffee Extraction Measurement) / EERI (Extraction Efficiency Research Initi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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