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커피61 파푸아뉴기니 커피 특징, 워시드 가공이 만든 완벽한 바디감과 향미 파푸아뉴기니 커피를 처음 커핑했을 때 "이게 왜 스페셜티지?"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에티오피아처럼 향이 폭발하지도 않고, 케냐처럼 강렬한 산미가 치고 올라오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컵이 식어가면서 뭔가가 달라졌습니다.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째보다 세 번째 모금이 점점 더 기대되는 커피였습니다. 그게 파푸아뉴기니 커피를 다시 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커피 입문자에게 파푸아뉴기니를 먼저 권하는 이유 커핑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꼭 이런 분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강한 꽃향기와 산미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브라질은 너무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분들입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파푸아뉴기니를 먼저 내밉니다. 대부분 "이게 뭐예요, 왜 이렇게 마시기 편해요?"라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파푸아뉴기니 커피의 약 95%는.. 2026. 6. 15.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원두 가이드: 독보적인 균형감과 가격이 비싼 이유 "세계 3대 명품 커피라는데 도대체 뭐가 다른 거야?"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 궁금증 하나로 블루마운틴을 접했고, 솔직히 말하면 기대만큼 화려하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마신 뒤 한참이 지나도 그 여운이 남더군요. 이 커피는 처음이 아니라 나중에 이해되는 커피였습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가격, 그 이유가 납득되는가 블루마운틴이 비싸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왜 비싼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단순히 희귀하고 유명해서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이 커피를 다뤄보면서 그 이상의 이유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먼저 생산 지역 자체가 법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자메이카의 Saint Andrew, Saint Thomas, Portland, .. 2026. 6. 12. GSC 비즈니스 커핑 후기 (프로세싱 비교, 희귀 품종, 상품성) 점수 높은 커피가 카페에서 잘 팔릴까요? 15년 넘게 커피를 다루면서 매번 느끼는 건 그 답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김해 삼계동 스텝로스터리에서 열린 GSC(Green Specialty Coffee) 비즈니스 커핑은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 자리였습니다. 에티오피아 4종, 콜롬비아 8종, 총 12개 샘플을 앞에 두고 로스터와 카페 운영자, 원두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함께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같은 밭, 다른 얼굴 — 프로세싱 비교 커핑 테이블에서 제가 가장 먼저 집중한 건 1번부터 4번까지였습니다. 에티오피아 부르사(Bursa) 지역에서 생산된 74158 품종의 문타샤 아베 고나(Muntasha Abegona) 네 가지로, 내추럴(Natural), 레드허니(Red Honey), PB .. 2026. 6. 12. 엘살바도르 커피 특징, 화산토양이 키워낸 파카마라의 독보적 균형미 커피를 오래 다루다 보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왜 이 커피는 마실 때마다 편안한데, 설명하기가 어려울까?" 저도 처음엔 엘살바도르 커피 앞에서 그랬습니다. 화려하진 않은데 자꾸 손이 가는 커피. 20년 넘게 커피를 다뤄온 제가 오늘 그 이유를 풀어보려 합니다. 화산토양이 만드는 맛의 기반 솔직히 말하면, 처음 엘살바도르 커피를 접했을 때는 큰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처럼 꽃향기가 확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케냐 AA처럼 날카로운 산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로스팅을 거듭하면서 이 커피의 맛이 어디서 오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국토 전반에 화산 지형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땅에서 자란 커피나무는 화산재가 풍부한 토양에서 영양을 흡수합니다... 2026. 6. 8. 코스타리카 커피 특징, 타라주 허니 프로세스 원두의 맛과 추천 로스팅 코스타리카는 생산량으로 커피 강국과 경쟁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 대신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꾸준히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산지 중 하나입니다. 처음 타라주(Tarrazú)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한 밀도가 느껴졌습니다. 그 느낌이 컵 안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줄은 그때 예상하지 못했습니다.타라주에서 처음 느낀 것, 단맛이었습니다생두 로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 여러 산지를 거쳤지만, 코스타리카 타라주를 처음 로스팅했던 날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컵 테스트를 하는 순간, 오렌지 계열의 산미가 은은하게 올라오더니 뒤이어 브라운슈가 같은 달콤함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에티오피아처럼 화려하게 꽃향기가 터지거나, 케냐처럼 강렬한 산미가 치고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 2026. 6. 7. 에콰도르 커피 산지 특징, 희귀한 시드라 품종과 갈라파고스 원두의 모든 것 에콰도르 커피가 국제 경매에서 kg당 수백 달러를 넘기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옆에 붙어 있는 나라인데, 왜 이제야 주목받는 걸까 싶었거든요. 직접 로스팅해 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에콰도르 산지 특징: 다양한 미세기후가 만드는 힘에콰도르는 남미 북서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지만, 국토 안에 놀라울 만큼 다양한 기후대가 공존합니다. 태평양 연안의 해안 지역,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 아마존 유역, 그리고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네 가지 전혀 다른 환경이 한 나라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미세기후(Microclimate)입니다. 미세기후란 좁은 지역 단위에서 주변과 뚜렷하게 다른 기후 조건이 형성되는.. 2026. 6. 4. 브라질 커피 특징, 주요 생산지와 고소한 맛의 특징 및 블렌딩 활용법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단 한 나라가 책임집니다. 브라질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로스팅을 시작하고 나서야 그 숫자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커피 생산을 이끄는 브라질, 어떻게 가능했나 브라질에 커피가 들어온 건 1727년입니다. 포르투갈 군인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헤타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커피 묘목을 들여오면서 시작된 역사가 지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을 만들었습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026/27 시즌 브라질 생산량은 약 7,140만 포대(60kg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이 규모가 가능한 핵심 이유는 지형입.. 2026. 6. 3. 동티모르 원두 가이드: 야생이 키워낸 커피 역사와 맛 특징, 미래 산지 전망 커피를 고르다가 늘 같은 산지만 손이 가는 분들 계시죠. 저도 한동안 에티오피아나 케냐만 로스팅하다가 어느 날 문득 "이 원두는 뭐지?" 싶었던 게 동티모르였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조용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산지인데, 막상 정보를 찾으려면 국내 자료가 많지 않아 답답하셨을 겁니다. 이 글에서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해 보며 알게 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포르투갈이 발견한 화산토, 그리고 세계 커피 역사를 바꾼 품종 동티모르에 커피가 들어온 건 1800년대 초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입니다. 화산성 토양과 고산 기후를 발견한 포르투갈이 커피 재배를 시작했고, 이후 커피는 백단향을 제치고 이 나라의 최대 수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동티모르가 커피 업계에서 진짜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2026. 6. 3. 베트남 커피 특징, 로부스타의 매력과 전통 핀 추출 및 스페셜티 트렌드 전 세계 로부스타(Robusta) 생산량의 40% 이상이 단 한 나라에서 나옵니다. 바로 베트남입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됐습니다. "연유 커피의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던 베트남이 사실은 전 세계 커피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생산국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로부스타 강국 베트남, 그 묵직함의 정체 커피를 처음 공부할 때 에티오피아나 케냐 같은 아라비카(Arabica) 산지에만 눈이 갔습니다. 아라비카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품종으로, 화려한 꽃향기와 밝은 산미가 특징입니다. 자연스럽게 로부스타는 그냥 저렴한 블렌딩용 원료 정도로 취급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직접 테스트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로부스타를.. 2026. 6. 1. 인도 원두 가이드: 전설적인 커피 역사와 독특한 몬순 말라바, 스페셜티의 매력 처음 몬순 말라바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른 생두에 비해 색이 훨씬 밝고 부피도 컸는데, 밀도는 반대로 한없이 가벼웠습니다. "이게 정말 커피 생두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인도 커피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향신료의 나라가 만들어낸 커피 문화는, 화려함보다 깊이로 기억되는 산지였습니다.17세기 씨앗 밀반출에서 시작된 커피 역사인도 커피의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슬람 성자 Baba Budan이 메카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예멘 모카항에서 커피 씨앗 7개를 몸에 숨겨 들여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당시 아라비아에서는 커피 종자의 반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행위 자체가 적지 않은 모험이었습니다. 그 씨앗이 심어진.. 2026. 5. 30. 르완다 커피 특징, 천혜의 재배 환경과 화사한 향미 특성 및 맛있는 활용법 아프리카 커피라고 하면 에티오피아의 화려한 꽃향기나 케냐의 강렬한 산미를 떠올리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르완다 커피를 처음 로스팅했을 때, 그 고정관념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조용하지만 깊고,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커피. 르완다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천 개의 언덕이 만들어낸 재배 환경 르완다는 천 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Land of a Thousand Hills)라는 별명답게 국토 대부분이 해발 1,400m 이상의 고지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커피 농장의 상당수는 1,500m에서 2,200m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고도가 르완다 커피의 품질을 결정짓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고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커서 커피 체리의 성숙 속도가 느려집니다. 성숙이 .. 2026. 5. 30. 예멘 원두 가이드: 모카항이 남긴 커피 역사와 척박한 테루아가 만든 내추럴 커피 카페 모카를 주문하면서 그 이름이 예멘의 항구 도시에서 왔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예멘 커피를 처음 접하기 전까지, 모카는 그냥 초콜릿 시럽이 들어간 음료 이름인 줄만 알았습니다. 실제로 원두를 손에 들고 나서야 이 커피가 단순한 싱글 오리진 이상의 무언가라는 걸 느꼈습니다. 커피 역사를 바꾼 항구, 모카항의 진짜 의미 모카(Mocha)가 초콜릿이 아니라 지명이라는 사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예멘 서부 홍해 연안에 위치한 모카항(Al Mokha)은 16세기부터 세계 최초의 커피 무역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전 세계로 수출되던 커피가 모두 이 항구를 거쳐 나갔고, 유럽 상인들은 그 커피를 자연스럽게 "모카커피"라고 불렀습니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지만, 상업화의 시작은 예멘이.. 2026. 5. 29.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