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5 비싼 원두와 저렴한 원두는 정말 맛이 다를까? 커피 전문가가 보는 차이 원두를 사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듭니다. 200g에 1만 원대인 원두가 있는가 하면 같은 양인데도 3만 원, 5만 원을 훌쩍 넘는 원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싼 원두와 저렴한 원두는 실제로 그만큼 맛 차이가 나는 걸까요? 커피를 오래 마시고 여러 종류의 생두를 로스팅하다 보면 이 질문에 단순히 “비싼 게 맛있다”라고 답하기 어려워집니다. 분명 가격이 높은 커피에서만 경험하기 쉬운 향과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몇 배 높다고 해서 마시는 사람이 몇 배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결국 원두 가격을 이해하려면 가격, 품질, 향미, 취향을 따로 놓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원두를 고르면 굳이 비싼 원두만 찾지 않아도 자신에게 잘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습니다. .. 2026. 9. 18. 인도네시아 리베리카를 발효시키면 맛이 어떻게 달라질까? 향미 변화와 로스팅 포인트 인도네시아 리베리카 생두를 처음 접하면 아라비카와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받습니다. 향부터 독특하고, 로스팅해 보면 열을 받아들이는 느낌이나 컵에서 나타나는 질감도 상당히 개성적입니다. 그런 리베리카를 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커피를 발효시키면 과연 맛이 더 좋아질까?”특히 리베리카에서 종종 느껴지는 잭프루트 같은 열대과일 향과 묵직한 바디, 우디 하거나 다소 거친 느낌이 발효를 거치면서 어떻게 바뀔지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도네시아 리베리카는 발효를 통해 과일 향과 단맛, 향의 복합성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인도네시아 리베리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런 방향의 변화가 여러 차례 관찰됐습니다. ✔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리베리카를 적절하게 발효하면 단순히 '발효.. 2026. 9. 13. 기후변화 시대, 아라비카보다 리베리카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 우리가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는 커피의 중심에는 오랫동안 아라비카(Coffea arabica)가 있었습니다. 향미가 섬세하고 품종과 산지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때문에 로스터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장 익숙한 커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지금까지 좋은 아라비카를 생산하던 지역의 재배 환경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안 세계 커피 시장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리베리카(Coffea liberica)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리베리카가 '더위에 강한 커피'라는 정도가 아닙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아라비카와 리베리카가 살아가는 기후 범위 자체에 상당한 차이가 .. 2026. 9. 12. 인도네시아 생두를 받으면 로스터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5가지 인도네시아 생두를 처음 받았을 때 바로 샘플 로스팅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로스터의 입장에서 보면 로스팅 프로파일을 잡기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생두 자체를 읽는 과정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커피는 단순히 ‘인도네시아’라는 원산지만 보고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수마트라, 자바, 술라웨시 등 생산 지역이 넓고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모두 생산되며, 가공과 건조, 보관 및 유통 조건에 따라 생두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인도네시아 생두를 받으면 처음부터 배전 온도나 디벨롭먼트 타임을 고민하기보다 수분 상태, 밀도와 크기, 가공 방식, 결점과 균일도, 그리고 샘플 로스팅 후 컵의 방향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 먼저 기.. 2026. 9. 10. 커피 로스팅의 정의 (마이야르 반응, 로스팅 프로파일) 생두를 그냥 주머니에 넣어 물에 우려내면 커피가 될까요? 풀 냄새만 날 뿐, 우리가 아는 커피 향은 단 1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로스팅은 그저 열을 가해 원두를 갈색으로 만드는 작업일까요. 저는 수천 번의 로스팅을 반복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로스팅은 생두 안에 잠들어 있는 향미를 열로 깨워내는 설계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마이야르 반응이 만드는 향미 로스팅 중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수분 증발입니다. 생두에는 약 10~12%의 수분이 들어 있는데, 로스팅 초반에 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내부 구조가 열을 받을 준비를 합니다. 이 단계를 건조 단계(Drying Phase)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DP란 생두가 본격적인 화학 반응에 돌입하기 전 열에너지를 흡수하며 내부 온.. 2026. 6.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