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4 커피 생두 수입 절차 (컨테이너 결로, 식물 검역, 통관) 커피를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 생두가 그냥 사 오면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농장에서 자란 커피를 누군가 배에 싣고, 항구에 내려서 창고에 넣으면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은 건, 수업 시간에 적도를 지나오는 컨테이너 안에서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습니다. 커피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물류와 검역과 통관의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결로와 생두 품질 관리 커피를 배우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컨테이너 레인(Container Rain)이었습니다. 여기서 컨테이너 레인이란 해상 운송 중 낮과 밤의 온도 차이로 인해 컨테이너 내부 천장에 수분이 맺히고, 그것이 물방울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2026. 5. 28.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맛 차이, 카페인, 블렌딩) 좋은 커피는 무조건 아라비카라고 굳게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믿음이 반쯤 틀렸다는 걸 깨달은 건 카페를 직접 운영하면서였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의 차이가 아니라, 목적과 쓰임이 완전히 다른 두 품종입니다. 이 글은 그 차이를 맛뿐 아니라 카페인, 재배 환경, 블렌딩 관점까지 풀어본 기록입니다. 향미의 차이, 아라비카가 압도적인 이유 아라비카(Coffea arabica)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70%를 차지합니다. 여기서 아라비카의 가장 큰 특징은 고지대 재배에서 비롯된 향미의 복합성입니다. 해발 800~2,000m의 서늘하고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체리 안에 당분과 유기산이 풍부하게 축적됩니다. 그 결과 꽃향, 과일향, 와인 같은 산미, 초콜릿.. 2026. 5. 26. 커피의 기원 (칼디 전설, 커피 체리, 카페 문화) 커피는 전 세계에서 하루 약 20억 잔이 소비되는 음료입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수없이 많은 커피를 만들어왔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한 잔이 도대체 어디서 시작됐을까. 그 답을 찾아 들어가다 보니,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수천 년의 문화가 압축된 결정체였습니다. 칼디 전설과 커피 체리, 커피의 진짜 출발점 에티오피아 고원의 염소 치기 칼디(Kaldi)가 흥분한 염소들을 보고 붉은 열매를 발견했다는 전설은 커피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입니다. 전설이니 사실 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커피의 발상지가 에티오피아라는 사실 자체는 역사적으로 폭넓게 인정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수도사가 열매를 불에 던졌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우.. 2026. 5. 25.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 (생산 감소, 품질 변화, 희소가치) 에티오피아 워시드(Washed) 커피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생두를 받아 로스팅하면서 체감하는 변화는 단순한 수치 이상입니다. 같은 지역 이름을 달고 오는데 컵 퀄리티 편차가 커졌고, 무엇보다 워시드 물량 자체가 예전만 못합니다. 이게 왜 벌어지고 있는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설명과 실제 현장 경험을 함께 비교해 보겠습니다. 워시드 생산이 줄어드는 근본적인 이유 일반적으로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 감소를 이야기할 때 "기후 변화"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이건 훨씬 복잡한 구조의 문제입니다. 워시드 가공의 핵심은 클린컵(Clean Cup)에 있습니다. 클린컵이란 잡미나 발효취 없이 생두 본연의 향미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 2026.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