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콜드브루 추출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이유|4℃·22℃·고온 비교

by oz4832 2026. 9. 1.

콜드브루를 만들 때 의외로 의견이 많이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냉장고 4℃에서 천천히 추출하는 것이 좋은지, 상온에서 추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고온에서 같은 커피를 추출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과 원두의 비율이 같더라도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차가우면 순하고 뜨거우면 진하다' 정도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콜드브루 추출 온도는 커피 성분이 물속으로 이동하는 속도뿐 아니라 최종적인 향미의 균형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4℃ 저온, 약 20~25℃의 상온, 그리고 고온 추출을 비교하면서 왜 맛이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콜드브루 샘플의 TDS를 측정하고 추출 온도와 시간을 기록하는 실험 장면
온도와 시간에 따른 콜드브루 TDS 변화를 기록하는 과정
✔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

4℃ 저온 추출은 추출 진행이 느리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방향으로 설계하기 좋습니다.

상온 추출은 저온보다 추출이 빠르게 진행돼 콜드브루의 생산성과 향미 균형을 맞추기 좋습니다.

고온 추출은 추출 속도가 훨씬 빠르고 산과 쓴맛 등에 관여하는 성분의 추출 양상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콜드브루에서는 온도만 볼 것이 아니라 온도와 시간을 하나의 변수처럼 함께 봐야 합니다.

 

 

1. 콜드브루 추출 온도가 중요한 이유

 

커피 추출을 아주 단순하게 보면 볶은 커피 안에 있는 여러 성분을 물속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는 물의 온도, 분쇄도, 원두와 물의 비율, 접촉 시간, 교반 방식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관여합니다.

 

그중 온도가 올라가면 일반적으로 추출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실제 침지식 콜드브루를 대상으로 4~37℃의 추출 조건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온도가 높아질수록 추출 속도와 수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는 같은 시간 동안 물에 담가 놓더라도 추출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그래서 4℃와 22℃의 커피를 단순히 '둘 다 12시간 추출했으니 조건이 같다'라고 비교하면 실제로는 공정상 동등한 비교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

온도가 높다고 무조건 '과다추출', 온도가 낮다고 무조건 '적정추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추출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적절한 접촉 시간을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는 충분한 추출 시간을 확보해야 원하는 농도와 균형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2. 4℃ 저온 추출의 특징

 

냉장고 안에서 약 4℃로 추출하는 방식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저온 콜드브루에 가깝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추출이 천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농도를 만들기보다는 충분한 접촉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레시피를 설계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연구도 있습니다. 원두 산지 3종, 로스팅 정도 3종을 사용하고 각각 4℃·22℃·92℃에서 침지 추출한 뒤 모든 시료를 동일한 2% TDS와 4℃의 음용 온도로 맞춰 관능 평가한 연구입니다.

 

이렇게 농도와 음용 온도의 차이를 통제했을 때에도 추출 온도에 따른 관능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고온 추출 커피에서는 쓴맛과 신맛 등이 더 높았고, floral 특성은 저온 추출에서 더 높게 평가됐습니다.

 

다만 이것을 '4℃에서 추출하면 모든 커피의 꽃향기가 강해진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연구에서도 원두 산지와 로스팅 정도에 따른 상호작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4℃ 추출은 향미를 무조건 좋게 만드는 온도가 아니라 특정 향미를 상대적으로 보존하거나 강조할 수 있는 하나의 추출 조건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3. 상온 추출은 무엇이 다를까?

 

상온 콜드브루는 보통 냉장 추출보다 추출 진행이 빠릅니다. 이 차이는 실제 매장이나 대량 생산에서는 상당히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냉장 온도에서 긴 시간을 확보해야 원하는 농도가 나오는 레시피도 온도를 올리면 더 짧은 시간 안에 비슷한 수준의 추출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4℃ 레시피를 그대로 상온으로 옮기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온도는 바뀌었는데 분쇄도와 시간까지 그대로 유지하면 목표했던 맛의 균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한 연구에서는 5℃·15℃·25℃와 6시간·12시간·24시간을 조합해 콜드브루의 카페인과 클로로젠산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단순히 '온도가 높을수록 모든 성분이 일직선으로 증가한다'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원두의 로스팅 조건과 시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이것은 콜드브루를 이해할 때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 상온 추출의 핵심

상온에서는 4℃보다 추출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시간을 함께 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온도 하나만 높인 뒤 결과를 비교하기보다는 목표 TDS나 관능 특성을 기준으로 종료 시점을 찾는 방식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4. 그렇다면 고온 추출과 비교하면?

 

고온의 물이 커피에 닿으면 추출은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우리가 핸드드립이나 프렌치프레스에서 몇 분 안에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온과 저온의 차이는 단순히 추출 속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산과 향기 성분을 비롯해 여러 화합물의 추출 양상이 달라지면서 최종 관능 특성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같은 원두와 물의 비율로 만든 콜드브루와 고온 추출 커피를 비교했을 때 pH 자체는 상당히 비슷했지만 고온 추출 커피의 적정산도(titratable acidity)는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항산화 활성 역시 해당 실험에서는 고온 추출 커피가 더 높았습니다.

 

따라서 '콜드브루는 산성이 아니고 뜨거운 커피는 산성이다'처럼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pH를 가진 두 커피도 실제 추출된 산성 화합물의 양과 우리가 느끼는 신맛의 강도는 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5. 4℃·상온·고온 추출 한눈에 비교
구분 4℃ 저온 상온 약 20~25℃ 고온
추출 속도 느림 저온보다 빠름 매우 빠름
필요 시간 상대적으로 김 중간 짧음
레시피 설계 긴 접촉 시간 고려 온도와 시간 균형 짧은 시간의 추출 제어
관능 경향 일부 조건에서 floral 특성 부각 원두 특성과 조건에 따라 변화 비교 연구에서 쓴맛·신맛 증가
산 관련 특성 고온보다 낮은 적정산도 경향 조건에 따라 변화 적정산도가 높은 경향
활용 저온 장시간 레시피 효율적인 콜드브루 설계 일반적인 핫브루 추출

이 표에서 특히 주의해서 볼 부분은 '맛'을 절대적인 수치처럼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같은 4℃라도 에티오피아 라이트 로스트와 브라질 다크 로스트의 결과가 같을 수 없습니다. 분쇄도가 달라져도 추출 속도가 바뀌고, 원두와 물의 비율이 달라지면 최종 농도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위의 비교는 온도에 따른 기본적인 추출 경향을 이해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콜드브루 추출 더 알아보기 → 종이필터·메쉬필터·다단 여과, 콜드브루 맛은 어떻게 달라질까?
6. 산미와 pH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콜드브루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산미가 적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pH와 커피에서 느끼는 신맛, 그리고 적정산도는 서로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Rao와 Fuller의 연구에서는 여러 산지의 커피를 저온과 고온 방식으로 추출했을 때 pH가 대략 4.85~5.13 범위로 서로 비슷했습니다. 반면 고온 추출 커피에서는 적정산도가 더 높았습니다.

 

즉 pH 숫자만 확인하고 '이 커피는 산미가 강하다' 또는 '콜드브루는 산성이 약하다'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커피의 산미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pH뿐 아니라 적정산도, 유기산 조성, 향미 그리고 실제 관능 평가까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 pH가 비슷한데 맛은 왜 다를까?

pH는 용액 속 수소이온 활성과 관련된 지표입니다. 반면 적정산도는 중화에 필요한 염기의 양을 통해 산성 성분의 전체적인 특성을 보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pH가 비슷한 두 잔의 커피도 산의 구성과 양, 향기 성분, 쓴맛과 단맛의 균형에 따라 산미를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7. 그렇다면 어떤 온도를 선택해야 할까?

 

정답은 '가장 낮은 온도'도 아니고 '가장 빠른 온도'도 아닙니다. 어떤 향미를 만들 것인지에 따라 온도를 선택해야 합니다.

라이트 로스트의 섬세한 향을 살리면서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추출해 보고 싶다면 4℃ 조건은 흥미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매장에서 일정량을 반복 생산해야 한다면 추출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도 부담입니다. 이때는 상온 또는 관리 가능한 중간 온도에서 시간을 조절하면서 목표 농도에 접근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번 정한 시간을 모든 원두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원두 : 산지와 가공 방식
  • 로스팅 : 배전도와 로스팅 프로파일
  • 분쇄도 : 입자 크기와 분포
  • 비율 : 커피와 물의 비율
  • 온도 : 냉장·상온 등 실제 추출 온도
  • 시간 : 목표 농도에 도달하기까지의 접촉 시간

이 조건을 기록하면서 TDS와 관능 결과를 비교하면 '몇 시간 추출해야 한다'는 고정된 레시피보다 훨씬 재현성 높은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8. 결국 온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도와 시간의 조합'

 

콜드브루를 비교할 때 4℃, 20℃, 25℃처럼 온도 숫자 하나에만 집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추출에서는 온도가 달라지면 적절한 시간도 함께 달라져야 합니다.

 

낮은 온도에서는 추출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온도가 높아지면 같은 시간에도 추출이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4℃ 12시간과 22℃ 12시간을 비교하는 실험은 '온도 차이에 따른 결과'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어느 쪽이 더 좋은 레시피인지를 그대로 결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조금 더 정교하게 비교하고 싶다면 원두량·물의 양·분쇄도는 동일하게 고정하고 온도별 TDS 변화와 관능 특성을 시간대별로 기록해 보는 방법이 좋습니다.

 

결국 좋은 콜드브루 레시피는 단순히 오래 담가두는 방식에서 나오기보다 원두에 맞는 온도와 시간의 교차점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 최종 정리

4℃에서는 추출이 천천히 진행되고, 상온으로 올라가면 같은 조건에서 추출 속도가 빨라집니다. 고온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커집니다.

하지만 온도가 높아질수록 무조건 맛이 강해지고 낮아질수록 무조건 부드러워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원두·로스팅·분쇄도·온도·시간을 함께 보고 최종 농도와 관능 특성을 비교하는 것, 이것이 온도별 콜드브루를 제대로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참고 연구

• Rao, N.Z. & Fuller, M. (2018). Acidity and Antioxidant Activity of Cold Brew Coffee. Scientific Reports.
• Fuller, M. & Rao, N.Z. (2017). The Effect of Time, Roasting Temperature, and Grind Size on Caffeine and Chlorogenic Acid Concentrations in Cold Brew Coffee. Scientific Reports.
• Batali et al. Extraction temperature 관련 커피 관능 연구, Food Research International.
• Effects of grind size, temperature, and brewing ratio on immersion cold brewed and French press hot brewed coffees, Applied Food Research.
• Coffee Roasting and Extraction as a Factor in Cold Brew Coffee Quality, Applied Sciences.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