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12 디개싱이 덜 된 원두로 커피를 내리면? 로스팅 직후 추출이 불안정한 이유 로스팅을 막 끝낸 원두에서 강한 향이 올라오면 당장 커피를 내려보고 싶어 집니다. 흔히 “원두는 신선할수록 맛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로스팅 직후 원두를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드립으로 추출해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드립에서는 원두가 지나치게 부풀고 물이 쉽게 스며들지 않거나, 에스프레소에서는 크레마가 과도하게 형성되면서 추출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원두 디개싱(Degassing)을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가스를 빼는 숙성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되어 원두 내부에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CO₂)가 추출과 보관 과정에서 빠져나오는 현상입니다. ✔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디개싱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 2026. 9. 7. 생두 가격이 올라도 카페가 살아남는 원두 전략, 원가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생두 가격이 오르면 카페 운영자는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원두 가격을 그대로 감당하자니 마진이 줄고, 커피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까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저렴한 생두로 바꾸면 단골이 먼저 맛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두 가격 상승기에 필요한 원두 전략은 단순히 싼 원두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품질을 무조건 유지하는 것도, 무조건 원가를 낮추는 것도 정답이 아닙니다. 핵심은 카페가 고객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맛과 그렇지 않은 비용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블렌드 구성부터 로스팅, 추출 레시피, 메뉴별 원두 배치까지 함께 살펴봐야 실제 원가가 보입니다. ✔ 핵심 포인트생두 가격 상승기에 가장 위험한 대응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원두 등급부터 떨어뜨리는 것입니다.먼저 ① 메뉴별.. 2026. 9. 5. 디카페인 커피가 갑자기 많아진 이유, 카페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하면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았습니다. 디카페인 원두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매장도 흔했고, 있어도 아메리카노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개인 카페에서도 디카페인 원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아메리카노뿐 아니라 라테와 핸드드립까지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행이라고 보기에는 숫자의 변화도 상당합니다.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의 '특수 메뉴'에서 하나의 기본 선택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는지 실제 시장 자료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디카페인 커피의 증가는 단순한 건강 유행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디카페인 .. 2026. 9. 4. 과테말라 원두 로스팅, 약배전·중배전·강배전 맛은 어떻게 달라질까? 과테말라 원두를 로스팅하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같은 생두인데도 약배전에서는 산뜻하고 과일 같은 느낌이 살아나다가, 로스팅을 조금 더 진행하면 캐러멜과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단맛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여기서 더 강하게 볶으면 산미보다는 묵직한 바디와 로스팅 향이 중심으로 이동합니다. 결국 과테말라 원두 로스팅은 몇 도에서 끝내느냐만큼 어떤 향미를 남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과테말라는 산지와 품종, 가공 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과테말라는 초콜릿 맛이 나는 커피'라고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산미와 단맛, 바디의 균형이 좋아 로스팅 정도에 따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원산지에 가깝습니다. ✔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약배전 → 산미.. 2026. 9. 1. 과테말라 생두 고르는 법, 구매 전 꼭 확인해야 할 7가지 과테말라 생두를 고를 때 흔히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산지입니다. ‘안티구아니까 초콜릿 계열’, ‘우에우에테낭고니까 산미가 좋겠지’ 하는 식으로 접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두 구매에서는 산지 이름 하나만 보고 품질과 로스팅 결과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과테말라 안에서도 재배 지역과 고도, 품종, 가공 방식, 수분 상태, 결점, 수확 시기 등에 따라 로스팅 반응과 컵의 인상이 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매장에서 사용할 생두를 고른다면 '좋은 생두인가?'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 '내가 만들려는 커피에 적합한 생두인가?'를 판단해야 합니다. 오늘은 과테말라 생두를 선택할 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을 중심으로 구매 전에 확인해야 할 7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과테말라 생두 선택 핵.. 2026. 9. 1. 로스팅 직후 원두로 콜드브루를 만들어도 될까? 디개싱과 추출의 관계 로스팅을 끝낸 지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원두가 있습니다. 향을 맡으면 굉장히 강하고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이 원두를 바로 갈아서 콜드브루를 만들면 가장 향이 좋은 커피가 나올까요? 생각보다 답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로스팅 직후의 원두에서는 이산화탄소(CO₂)가 계속 빠져나오는 디개싱(degassing)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에서는 이 현상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콜드브루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낮은 온도에서 몇 시간 이상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CO₂와 물, 분쇄도, 추출 시간의 관계를 함께 봐야 합니다. ✔ 먼저 결론부터로스팅 직후 원두로도 콜드브루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할 수 있다'와 '가장 안정적인 맛이 나온다'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2026. 8. 30. 핸드드립 할 때 커피빵 안 생기는 이유 (디개싱, 로스팅, 프로파일, 블루밍) 커피빵이 크게 부풀어야 신선한 원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로스팅을 하고 다양한 원두를 추출해 보니 그 공식이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커피빵이 거의 생기지 않는 데는 세 가지 뚜렷한 이유가 있고, 그 중 하나도 "원두가 상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커피빵이 생기는 원리, 그리고 디개싱과 로스팅 프로파일이 바꾸는 것커피빵이 전혀 안 올라오는데 왜 맛은 나쁘지 않을까. 제가 처음 이 의문을 가진 건 같은 날 로스팅한 원두 두 종류를 나란히 추출했을 때였습니다. 하나는 다크 로스트, 하나는 라이트 로스트였는데 다크 쪽이 눈에 띄게 크게 부풀었고 라이트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로스팅한 지 불과 3일밖에 안 된 원두였는데도 그랬습니다.핵심은 블루밍(Blooming)이 어떻.. 2026. 8. 11. 폭염 속 로스팅 비결 (에어로스터기, 열풍로스팅, 기후변화) 실내 온도 37도. 에어컨도 없이 커피를 볶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오늘 그 상황을 고스란히 겪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로스팅 작업 자체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끝났습니다.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에어로스터기 덕분이었습니다. 폭염 속 로스팅 현장 이야기와, 창밖을 보며 떠올린 기후 변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함께 나눠 봅니다. 드럼 로스터기의 찜질방, 그리고 에어로스터기 탄생까지 혹시 "여름에 커피 볶는 사람들은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작업하겠지"라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때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예전에 대용량 드럼 로스터기를 메인 장비로 쓰던 시절, 여름이 오는 게 정말 두려웠습니다. 드럼 로스터기란 회전하는 금속 드럼 안에 생두를 .. 2026. 7. 29. 로스팅 후 원두 디가싱(Degassing) 기간이 필요한 과학적인 이유 갓 볶은 원두를 받아 들고 바로 내린 커피가 왜 이렇게 시큼하고 텁텁한지 당황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습니까. 저도 처음엔 원두 탓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원두가 아니라 '기다리지 않은 것'에 있었습니다. 로스팅 직후 원두 안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CO₂)가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물을 부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가싱이 왜 필요한지, 추출이 왜 망가지는지, 그리고 원두별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현장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볶는 순간, 원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저는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열풍식 아로마 로스터기로 매일 생두를 볶습니다. 생두에 열을 가하기 시작하면 내부 수분이 기화하면서 압력이 올라가고, 어느 순간 원두가 팽창하며 세포벽이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이것을 .. 2026. 7. 15. 고지대 저지대 커피 비교 (생두밀도, 로스팅반응, 추출방식) 솔직히 커피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고지대 커피가 왜 좋다는 건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해발 몇 미터, SHB 등급, 산미가 좋다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는 몸으로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감각이 생긴 건 수년간 직접 로스팅 데이터를 쌓고, 콜드브루 추출을 반복하면서부터였습니다. 생두 밀도가 달라지면 로스팅 반응이 완전히 바뀐다 처음 에티오피아 고지대 워시드 생두를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한 무게감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이게 바로 생두 밀도의 차이입니다. 고지대는 기온이 낮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커피 체리가 천천히 숙성됩니다. 그 과정에서 세포 조직이 촘촘하게 형성되어 생두가 단단해집니다. 이런 생두를 업계에서는 SHB(Strictly Hard Bean)로 분류.. 2026. 5. 20. 커피 가공 방식 (수세식, 내추럴, 로스팅) 처음 로스팅을 시작했을 때, 솔직히 가공 방식 같은 건 거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원산지가 어디고 로스팅 포인트를 어디서 잡느냐가 전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뀐 건, 같은 에티오피아 원두인데 워시드(Washed)와 내추럴(Natural)을 나란히 놓고 로스팅했을 때였습니다. 컵에 담긴 결과가 너무 달라서, 처음엔 생두 자체가 잘못된 줄 알았을 정도입니다. 커피 맛의 절반은 생산지가 아니라 가공 공정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것, 이 글에서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수세식과 내추럴, 가공 방식이 컵 퀄리티를 어떻게 나누는가 수세식 공정, 정확히는 워시드 프로세스(Washed Process)는 커피 체리에서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뒤, 물로 점액질(Mucilage)을 씻어내고 건조하는 방식입니.. 2026. 5. 14. 에티오피아 커피 (유전자 원산지, 내추럴 프로세스, 로스팅)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블루베리와 자스민 향"이라는 메뉴판 문구를 보고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한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직접 생두를 들여와 로스팅 프로파일을 수십 번 수정해보고 나서야 그 문구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가 왜 세계 스페셜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지, 데이터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아라비카 커피의 유전자 원산지, 왜 중요한가 에티오피아는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아라비카(Arabica) 커피의 자연 기원지입니다. 아라비카란 카페인 함량이 낮고 향미가 복잡한 커피 품종으로, 현재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종입니다. 특히 에티오피아 남서부 고원지대에는 지금도 야생 아라비카 유전.. 2026. 5.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