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납품가가 또 올랐다는 연락을 받으면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커피 가격을 얼마 올려야 하지?”
그런데 원두 가격이 10% 올랐다고 아메리카노 가격도 10% 올리는 방식은 계산상 맞지 않습니다. 커피 한 잔의 판매가격에는 원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컵과 뚜껑, 우유와 부재료, 카드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전기료, 장비 유지비 등 매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원두값이 오를 때는 원두 가격의 상승률보다 '커피 한 잔당 원두비가 실제로 몇 원 늘었는가'를 먼저 계산해 보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원두 가격이 20% 올랐다고 메뉴 가격도 20%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한 잔에 사용하는 원두량을 기준으로 한 잔당 증가한 원두 원가를 계산하고, 그다음 인건비·임대료·소모품 등 다른 비용 상승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최근 커피 원료 가격의 변동성은 카페 운영자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026년 7월 ICO 종합지표가격(I-CIP)은 파운드당 평균 287.26 US cents를 기록했고, 2026년 6월보다 15.4% 상승했습니다. 아라비카 가격 상승폭이 로부스타보다 컸고 시장 변동성도 확대됐습니다.
다만 국제 원두 시세가 올랐다고 해서 국내 카페가 구매하는 볶은 원두 가격이 같은 시점에 같은 비율로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생두 구매 시점과 재고, 환율, 운송비, 로스팅 비용, 포장비, 공급업체의 계약 조건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카페 사장님에게 더 직접적인 숫자는 국제 시세 자체보다 실제로 공급받는 원두의 kg당 납품가격입니다.
계산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원두 1kg을 25,000원에 공급받던 매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공급가격이 30,000원으로 올랐다면 kg당 5,000원이 상승한 것입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원두 18g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SCA가 소개한 에스프레소 조사에서도 평균적인 투입량은 18~20g 범위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실제 매장에서는 바스켓과 레시피에 따라 사용량이 다르므로 반드시 자신의 매장 레시피를 적용해야 합니다.
기존 원두 : 25,000원/kg
인상 원두 : 30,000원/kg
가격 차이 : 5,000원/kg
사용량 : 18g
5,000원 ÷ 1,000g × 18g = 90원
즉 이 조건에서는 원두 가격이 20% 상승했지만 커피 한 잔의 직접 원두비 증가액은 약 90원입니다.
이 계산이 핵심입니다.
“원두가 몇 퍼센트 올랐느냐”가 아니라 “한 잔 만들 때 몇 원이 더 들어가느냐”로 바꿔서 생각해야 메뉴 가격을 훨씬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원두 가격 상승 | 1kg당 상승액 | 18g 사용 시 증가액 | 20g 사용 시 증가액 |
|---|---|---|---|
| 25,000원 → 27,500원 | 2,500원 | 45원 | 50원 |
| 25,000원 → 30,000원 | 5,000원 | 90원 | 100원 |
| 25,000원 → 32,500원 | 7,500원 | 135원 | 150원 |
| 25,000원 → 35,000원 | 10,000원 | 180원 | 200원 |
위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계산입니다. 실제 원가 계산에서는 샷 세팅 과정의 원두 손실, 그라인더 퍼지, 테스트 추출 등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새 원두 kg 가격 - 기존 원두 kg 가격) ÷ 1,000 × 한 잔 원두 사용량(g)
이렇게 계산하면 원두 가격 상승 때문에 커피 한 잔당 추가로 발생한 비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판매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원두 가격이 20%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메뉴 가격도 20% 올리면 판매가는 4,800원이 됩니다. 한 번에 800원이 오르는 셈입니다.
그런데 앞의 예에서는 원두 가격이 25,000원에서 30,000원으로 20% 상승해도 18g 기준 한 잔의 직접 원두비 증가는 약 90원이었습니다.
따라서 원재료 한 항목의 상승률을 메뉴 판매가격 전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원가 계산 방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원두비는 한 잔에 90원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최저임금과 인건비, 월세, 전기료, 우유, 컵과 뚜껑, 배달 관련 비용 등이 동시에 상승했다면 90원만 올려서는 매장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메뉴 가격은 원두 하나가 아니라 매장 전체 손익 구조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100원, 300원, 500원 중 얼마를 올리는 것이 맞을까요?
모든 카페에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없습니다. 같은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라도 월세와 인건비, 하루 판매량, 테이크아웃 비중, 사용하는 원두와 컵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먼저 다음 순서로 계산해 볼 것 같습니다.
- 현재 원두의 한 잔당 원가 계산
- 가격 인상 후 한 잔당 원두비 증가액 계산
- 컵·뚜껑·빨대 등 소모품 가격 변화 확인
- 우유와 시럽 등 부재료 가격 변화 확인
- 최근 인건비·임대료·전기료 등 고정비 변화 확인
- 월평균 판매량을 기준으로 현재 마진 구조 확인
- 마지막으로 상권의 가격대와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확인
특히 판매량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잔당 비용이 100원 늘었고 월 3,000잔을 판매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월 30만 원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한 잔에서는 작아 보이는 금액도 월 판매량을 곱하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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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볼 때는 원두값이 올랐다는 사실 자체보다 현재 메뉴 가격이 그동안의 비용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먼저 볼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는 가격을 자주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두 가격이 조금 오를 때마다 100원씩 올렸다가 원두값이 떨어졌다고 다시 내리는 방식도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두 가격이 한 번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메뉴판부터 바꾸기보다는 일정 기간 원가 흐름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몇 년 동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두, 우유, 인건비, 전기료, 소모품 가격이 계속 올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원두값이 올랐으니 100원 인상'이 아니라 매장의 전체 원가를 다시 계산하는 시점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애매하게 원가만 겨우 보전하는 수준보다는 앞으로 일정 기간 운영할 수 있는 구조인지까지 확인하고 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원두 시세가 몇 % 올랐는지가 아니라
“이 커피 한 잔을 팔았을 때 실제로 얼마가 남는가?”입니다.
결국 카페 운영을 결정하는 것은 국제 원두 가격 그래프가 아니라 매장 자체의 손익계산입니다.
메뉴 가격 인상은 원가 계산만으로 끝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고객이 느끼는 가격의 기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변 카페의 아메리카노가 대부분 3,500~4,000원인데 우리 매장만 갑자기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면 원가 측면에서는 타당해도 고객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두 품질과 음료 완성도, 공간, 서비스에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좋은 전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결정할 때는 원가·마진·상권·브랜드 가치를 같이 봐야 합니다.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면 전체 메뉴를 일괄적으로 같은 금액만큼 올리는 것보다 메뉴별 원가율을 다시 계산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유와 부재료 사용량이 많은 메뉴,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메뉴의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두값이 오르면 카페 사장님 입장에서는 메뉴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원두 가격이 20% 올랐으니 커피 가격도 20% 올려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닙니다.
먼저 기존 원두 가격과 새로운 원두 가격의 차이를 계산하고, 한 잔에 사용하는 원두량을 곱해보세요. 그러면 원두값 상승으로 한 잔의 비용이 실제 몇 원 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 컵과 우유, 인건비, 임대료, 전기료 등 다른 비용까지 함께 확인하면 가격을 올려야 하는지, 올린다면 어느 정도가 합리적인지 훨씬 선명해집니다.
카페 메뉴 가격을 결정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이 감으로 가격을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이 올리면 고객이 부담을 느끼고, 너무 적게 올리면 바쁘게 팔면서도 정작 수익은 남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원두값이 올랐다면 메뉴판부터 고치기 전에 계산기를 먼저 꺼내보는 것. 어쩌면 그게 가장 현실적인 시작일지 모릅니다.
1.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ICO), Coffee Market Report 및 Public Market Information, 2026.
- 2026년 7월 ICO Composite Indicator Price 평균 및 국제 커피시장 가격 동향 참고
2. Specialty Coffee Association(SCA), Defining the Ever-Changing Espresso.
- 에스프레소 추출 시 일반적인 원두 투입량 및 추출 비율 참고
※ 본문의 원두 가격과 메뉴 가격 계산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예시이며 실제 매장의 원가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