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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 가격이 올라도 카페가 살아남는 원두 전략, 원가보다 먼저 봐야 할 것

by oz4832 2026. 9. 5.

생두 가격이 오르면 카페 운영자는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원두 가격을 그대로 감당하자니 마진이 줄고, 커피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까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저렴한 생두로 바꾸면 단골이 먼저 맛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두 가격 상승기에 필요한 원두 전략은 단순히 싼 원두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품질을 무조건 유지하는 것도, 무조건 원가를 낮추는 것도 정답이 아닙니다.

 

핵심은 카페가 고객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맛과 그렇지 않은 비용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블렌드 구성부터 로스팅, 추출 레시피, 메뉴별 원두 배치까지 함께 살펴봐야 실제 원가가 보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에서 로스터가 여러 종류의 커피 생두와 로스팅 원두를 비교하며 블렌드 비율과 원가를 검토하는 모습. 작업대에는 생두 마대자루, 커핑볼, 전자저울이 놓여 있고 원두 가격 상승을 상징하는 그래프가 보인다.
원두 가격 상승에 대응해 다양한 생두를 비교하고 블렌딩과 원가를 분석하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의 모습

 

✔ 핵심 포인트

생두 가격 상승기에 가장 위험한 대응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원두 등급부터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먼저 ① 메뉴별 실제 원두 사용량 ② 로스팅 후 수율 ③ 블렌드 구조 ④ 폐기량 ⑤ 잔당 원두 원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원두 가격이 아니라 '커피 한 잔을 판매하는 데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 생두 가격은 왜 카페를 압박하는가

 

국제 커피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가격과 큰 변동성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국제커피기구(ICO)가 발표하는 I-CIP는 세계 생두 거래 수준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입니다.

 

ICO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I-CIP는 파운드당 평균 287.26 US cents를 기록했습니다. 전월보다 15.4% 상승했고, 아라비카 가격 상승폭이 로부스타보다 컸습니다. 일부 거래일에는 지표의 하루 상승폭도 상당히 크게 나타났습니다.

여기에서 카페 운영자가 봐야 하는 것은 특정 월의 가격 하나만이 아닙니다. 생두 가격을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 자체가 원가 관리의 위험 요소라는 점입니다.

 

반대로 공급 측에서는 회복 신호도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26/27 브라질 커피 생산량을 60kg 기준 약 7,190만 포대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추정치보다 14% 높은 수준이며, 특히 아라비카 생산 증가 전망이 눈에 띕니다.

 

즉 앞으로 생두 가격이 한 방향으로 계속 상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생산량, 날씨, 재고, 물류, 환율 등 여러 변수가 가격을 흔들기 때문에 카페 입장에서는 '가격 예측'보다 '가격이 변해도 버틸 수 있는 원두 구조'를 만드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2. 원두를 싸게 바꾸는 전략이 위험한 이유

 

생두 가격이 오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더 저렴한 생두로 교체하는 것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카페의 커피는 생두 가격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산지와 품종, 가공 방식이 바뀌면 로스팅 반응이 달라지고 추출 특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 레시피를 그대로 적용했을 때 바디가 약해지거나 쓴맛과 떫은맛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같은 블렌드를 사용해 온 매장이라면 고객은 산지 이름을 몰라도 '평소 마시던 커피와 다르다'는 변화는 느낄 수 있습니다.

 

✔ 원가 절감의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기존 생두 → 무조건 저렴한 생두로 교체

보다는

기존 커피의 핵심 캐릭터를 정의 → 대체 가능한 구성 요소를 찾기 → 소량 테스트 → 로스팅과 추출 레시피 재설정

순서가 훨씬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블렌드의 핵심이 초콜릿 계열의 단맛과 묵직한 바디라면 특정 국가 이름을 반드시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산지나 프로세싱의 생두를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블렌드에서 향미를 결정하는 핵심 원두까지 가격만 보고 바꾸면 커피의 정체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3. 블렌드는 맛이 아니라 원가 구조까지 설계해야 한다

 

생두 가격이 불안정할수록 블렌드의 장점은 커집니다. 싱글 오리진은 특정 생두 가격과 수급 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지만, 블렌드는 여러 구성 원두의 비율을 조절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블렌드를 단순히 여러 생두를 섞는 작업으로 보기보다 각 원두에 역할을 부여하는 설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역할 설계 목표 가격 상승 시 접근
베이스 바디·단맛·기본 골격 가격 안정성과 공급 지속성 확인
캐릭터 향·산미·개성 비율을 조정하되 핵심 향미 유지
밸런스 후미·질감·균형 대체 산지 및 프로세싱 테스트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생두가 블렌드에 40%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그 비율이 최선인 것은 아닙니다. 30% 또는 25%에서도 원하는 향미가 충분히 표현되는지 커핑과 실제 에스프레소 추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계산기로 먼저 비율을 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컵 테스트를 먼저 하고 원가 계산은 그다음에 해야 합니다.

가격은 낮아졌는데 커피가 맛없어져 판매량이 줄어든다면 원가 절감이 아니라 매출 감소입니다.

 

과테말라 원두 로스팅 관련 글 함께 읽어보기 →
4. 메뉴별로 원두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자

 

카페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에 같은 원두 전략을 적용할 이유도 없습니다.

 

아메리카노에서는 원두 자체의 향미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반면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테에서는 우유의 단맛과 질감 속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바디와 로스팅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매출에서 라테류 비중이 높은 매장이라면 고가 생두의 섬세한 향을 확보하는 데 비용을 집중하는 것이 실제 고객 경험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아메리카노 중심 매장 : 클린컵과 단맛, 향미 유지에 집중
  • 라테 판매 비중이 높은 매장 : 바디와 초콜릿·견과류 계열의 단맛을 고려
  • 브루잉 전문 매장 : 기본 블렌드와 고급 싱글 오리진의 역할 분리
  •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 : 맛의 재현성과 추출 안정성까지 원가에 포함

이렇게 접근하면 모든 원두의 품질을 일률적으로 낮추지 않고도 선택과 집중이 가능합니다.

5. 생두 1kg 가격보다 잔당 원가를 계산하자

 

원두 전략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두 매입 가격만 비교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카페 원가는 생두 가격 → 로스팅 감량 → 선별 및 손실 → 에스프레소 투입량 → 추출 실패와 폐기를 거쳐 결정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시장 평균값이 아니라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가상의 사례입니다.

 

항목 A 원두 B 원두
생두 1kg 매입가 15,000원 17,000원
로스팅 후 사용 가능 원두 820g 850g
1잔 투입량 20g 18g
이론상 추출 가능 잔수 약 41잔 약 47잔
단순 생두비 기준 잔당 비용 약 366원 약 362원

흥미로운 부분은 B 생두가 kg당 2,000원 비싸도 이 가정에서는 잔당 생두 비용이 오히려 조금 낮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 계산에는 배송비, 로스팅 에너지 비용, 인건비, 포장, 샷 세팅 과정의 폐기량 등을 추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예시만으로도 'kg당 가장 싼 생두가 반드시 가장 싼 커피는 아니다'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카페에서 확인할 숫자

생두 kg당 가격만 기록하지 말고
로스팅 투입량 / 배출량 / 실제 판매 가능한 원두량 / 샷당 투입량 / 일일 폐기량 / 잔당 원두비를 함께 기록해보세요.

원가를 줄일 지점이 생두 구매가가 아니라 로스팅이나 추출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6. 구매와 재고도 원두 전략이다

가격이 오른다고 무조건 많은 양을 미리 사두는 것도 위험합니다. 반대로 그때그때 필요한 생두만 구매하는 방식 역시 가격 급등기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 소개된 업계 분석에서도 최근 로스터가 직면한 주요 문제로 가격뿐 아니라 공급 가능성, 비용, 현금흐름 등이 함께 언급됩니다. 장기 계약이나 생산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가격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도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제시됩니다.

 

규모가 작은 카페라면 대형 로스터처럼 복잡한 헤지 전략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주력 원두만큼은 공급업체와 향후 입고 계획, 대체 가능한 로트, 가격 변동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생두를 대량으로 확보하기 전에는 반드시 현금흐름을 함께 봐야 합니다. kg당 몇백 원을 아끼기 위해 몇 달치 운영자금을 재고에 묶는다면 좋은 구매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7. 결국 카페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두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카페가 살아남는 방법을 단순히 '싼 원두를 쓰는 것'으로 정리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고객이 좋아하는 맛은 지키면서 그 맛을 만드는 비용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블렌드에서 어떤 원두가 실제 향미를 결정하는지, 비싼 생두의 비율을 낮춰도 컵에서 차이가 없는지, 로스팅 수율은 적절한지, 한 잔에 사용하는 원두를 1~2g 조정했을 때 품질이 유지되는지 등을 하나씩 테스트해야 합니다.

 

특히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매장이라면 생두 가격표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동일한 생두라도 로스팅과 추출 조건에 따라 실제 판매 가능한 커피의 양과 컵 품질은 달라집니다.

 

결국 생두 가격 상승기에 강한 카페는 가장 싼 생두를 확보한 카페가 아니라, 자신의 커피에서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어디에서 비용을 조정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카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생두 가격이 오르면 블렌드 비율부터 바꾸는 것이 좋을까요?

가격만 보고 바로 변경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기존 블렌드의 핵심 향미를 먼저 정의하고 후보 비율별 커핑과 에스프레소 테스트를 거친 뒤 변경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저렴한 생두를 사용하면 커피 품질이 반드시 떨어지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격과 컵 품질은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생두가 블렌드에서 맡아야 하는 역할과 매장의 로스팅·추출 조건에 적합한지입니다.

 

Q. 생두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까요?

시장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해 구매 시점을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공급 전망이 개선되더라도 날씨와 물류, 환율 등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가격 예측에 의존하기보다 구매 시점을 분산하고 적정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원두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기보다 잔당 원두 원가, 블렌드 구성, 샷 투입량, 로스팅 수율, 폐기율을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개선이 여러 단계에서 쌓이면 생두 등급을 크게 낮추지 않고도 비용을 조절할 여지가 생깁니다.

 

자료 및 참고 출처

1.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ICO), Public Market Information 및 Coffee Market Report, 2026.
2.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2026년 7월 I-CIP 및 세계 커피 수출 통계.
3. USDA Foreign Agricultural Service, Brazil Coffee Annual 2026, MY 2026/27 생산 전망.
4. USDA Foreign Agricultural Service, Vietnam Coffee Annual 2026.
5.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The Roaster's Dilemma: How to Thrive in an Age of Volatility, 2025.

※ 본문의 원두 원가 계산표는 계산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예시이며 실제 생두 시장가격이나 특정 카페의 원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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